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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공기역학은 엔진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것이다

 

Enzo Ferrari
페라리의 창업자 엔초 페라리

 

Aerodynamics are for people who can't build engines.
- Enzo Ferrari

 

(공기역학은 엔진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공기역학에서 공기 저항은, 자동차의 최고 속력과 연비를 높이기 위해 중요합니다.

 

이는 저번 포스트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자동차 공기 저항이 얼마나 중요할까?

위 사진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CES 2022에서 발표한 EQXX입니다. 항력 계수가 0.17로 매우 낮습니다. 항력 계수가 낮을수록 공기 저항을 적게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예전 아이오닉이

aerowhale.tistory.com

 

그런데 슈퍼카로 유명한 페라리의 창업자, 엔초 페라리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옛날 사람이라서 공기역학의 중요성을 잘 몰랐었을까요?

 

1960년 르망,

페라리의 레이서 Paul Frère는 250(TR)테스타로사의 앞유리 때문에 최고속도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보면 이미 공기 저항이 자동차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엔초 페라리는 여기에 "공기역학은 엔진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 대답합니다.

 

 

1960 Le Mans, Paul Frère 250TR
1960년 르망, Paul Frere가 운전하는 250TR

 

위의 250TR의 엔진은 실제로도 대단했습니다. 대회 규정 상 배기량이 정해져 있어서 적은 배기량으로 최대한의 출력을 냈어야 했습니다. 여기에 페라리는 배기량 1리터 당 100마력이라는 기술력을 자랑했습니다. 당시 페라리는 최고 전성기의 시기였기 때문에 자부심이 상당했습니다. 공기 역학의 영향도 알고 있지만, 엔진의 기술이 더 중요하다 여겨졌던 시기였습니다. 엔초 페라리가 앞선 말을 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1966년, 르망에서 우리에게 영화로 유명한 포드 GT40 우승하며 한풀 꺾이게 됩니다.

그 뒤로 우승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2000년대에 다시 눈부신 전성기를 맞이하기 전까지는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공기 역학과 같은 최신의 기술들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뒤쳐졌다는 평도 많았던 시기입니다.

 

 

1966 Le Mans, Ford GT40
1966년, 르망 포드 GT40 3대가 나란히 완주하는 모습

 

그 예시로 1970년 르망에서는 공기 역학에 많은 신경을 포르쉐 917 페라리 512를 상대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뒤늦게 공기 역학에 신경 쓴 페라리는 512M포르쉐 917을 따라잡았지만 신뢰성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물론 페라리는 1975년 F1에서 312T를 통해 건재함을 보여주긴 했습니다.최근의 성적은 아쉽지만요.

 

 

porsche 917kFerrari 512SFerrari 512MFerrari 312T
왼쪽부터 포르쉐 917k(1970), 페라리 512S(1970), 페라리 512M(1971), 페라리 312T(1976)

 

 


 

이처럼 어떤 기술이든 지금은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미래에는 핵심인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최고속력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레이싱에서의 공기 역학이, 친환경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면서 일반인에게도 전비와 주행거리로 중요하게 작용되고 있습니다.

 

지금 주목받는 기술도 중요하겠지만 미래를 대비하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